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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보약은 어떻게 지어먹어야 할까. 무엇보다도 보약도 약인만큼 정확한 처방이 필요합니다. 흔히 보는 것처럼 주변 사람이 환자의 증상을 물어보고 대신 약을 지어다 주는 것은 ‘환자는 없고 처방만 존재하는 격’이어서 뚜렷한 효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예를 들어 보약하면 녹용을 먹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지만 소화기가 약한 사람은 설사나 소화불량에 걸릴 뿐입니다. 증상과 체질에 따라 정확히 약재를 선택해야지 그렇지 않을 경우 오히려 해가 될 수 있습니다.

보약은 증상과 체질에 따라 각기 달리 처방됩니다. 증상별로는 환자의 기(氣)·혈(血)·음(陰)·양(陽)·신로(神勞) 등의 다섯 가지를 살펴본 후 적절한 처방이 내려집니다.

우선 기의 경우는 혈과는 반대의 의미로 이해하면 됩니다. ‘기운이 없다’라면 기가 부족한 경우로 보면 됩니다. 하는 일에 의욕이 없고 권태롭고 힘이 빠지는 것 같기도 하면서 어떤 일이나 말하기 자체가 귀찮아집니다.

가끔은 몸이 땅 속으로 빠져 들어가는 듯한 착각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런 증상들이 모두 기가 허한 탓입니다. 이때는 ‘보중익기탕’ ‘사군자탕’ ‘인삼영양탕’ 등이 처방될 수 있습니다. 이런 약들은 임삼, 황기 등이 효과를 보이도록 하는 보기(補氣·기운을 보충하는 것) 처방입니다.

혈은 글자 그대로 피를 말하는 것으로, 혈이 부족한 사람은 얼굴색이 창백한 것이 특징입니다. 머리가 아프고 어지러우며 무거움을 느끼기도 합니다. 심장의 박동이 빨라져서 ‘쿵쿵’하는 심장소리를 들을 때가 있고, 가슴이 답답하며 귀에서는 이상한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간혹 조금만 부딪혀도 멍이 들고 의욕이 떨어집니다. 특히 여자들은 생리 전에 변화가 있어서 월경의 양이 줄거나 몇 달씩 없는 때도 있습니다. 이럴 경우에는 ‘사물탕’ ‘십전대보탕’ 등을 복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음과 양은 우리 몸의 생리기능을 기능적으로 분류한 것입니다. 음기가 허한 사람은 피부가 건조하고 까칠합니다. 입안이나 콧속도 건조한 경우가 많으며, 정신적으로 안정이 잘 안되어서 잠을 이루지 못할 때가 자주 있습니다. 꿈도 많이 꾸고 속이 답답한 증상을 보이기도 합니다. 이런 사람들은 대부분 호흡기 계통이 약해 기침이나 가래가 많습니다. 음이 허할 때에는 주로 ‘육미지황탕’이 처방됩니다.

양이 허한 사람은 주로 허리 아래 부분의 기능장애가 오기 쉽습니다. 다른 사람에 비해 다리가 차게 느껴지거나 다리 힘이 없고, 신경통 등이 옵니다. 중년 이후에는 소변을 자주 보거나 정력·집중력·지구력 등이 떨어지기 쉽습니다. 양의 허함을 보충해 주는 약으로는 ‘신기환’ ‘삼일신기환’ ‘팔미환’이라는 것이 있습니다.

신로는 정신적인 과로라고 생각하면 쉽습니다. 요즘처럼 빠르게 변하는 사회에선 가장 많은 사람들이 해당된다고 보면 좋을 듯 싶습니다. 특별한 이유없이 짜증스럽고 일하기가 싫어집니다. 피로도 빨리 오고 간혹 상기가 되면서 머리가 개운치 않습니다.

그리고 남이 보기에는 아무렇지도 않지만 자기 자신은 기억력이 감소되는 것 같고, 지구력이 떨어져서 계속해서 공부를 하거나 일을 할 수 없다고 생각할 때가 많습니다. 이런 증상은 ‘가미온담탕’ ‘귀비탕’ ‘명지단’ 같은 것으로 신기(神氣)와 체력을 함께 보충해주는 것이 좋습니다.
 
 
 
 
녹용과 인삼은 보약 중에서도 가히 대표격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 또한 제대로 먹지 못하면 아무짝에 쓸모 없는 것이 되어 버립니다. 간혹 녹용 한가지만 먹는 사람들이 대표적입니이다. 한방에서는 여러 약재들을 복합처방하면서 이들 약재간에 상호효과를 매우 중요하게 봅니다.

녹용을 보조하는 약재들을 같이 쓸 때 비로소 녹용의 우수한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간혹 녹용과 다른 약재를 따로 달인 후 섞어 마시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이것 또한 효과를 보장할 수 없습니다. 모든 약재를 약탕기 속에 같이 넣고 달여줄 때만이 약효를 볼 수 있습니다.

인삼은 녹용과는 달리 인삼 자체만 달이거나 차(茶)로 마셔도 효과를 볼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인삼 또한 치료제인 보약으로 사용할 때는 다른 보조약재들과 같이 달여 먹는 것이 좋습니다. 더욱 주의할 것은 인삼이 모든 사람에게 다 맞는 것은 아니라는 점입니다. 열 감기, 기관지염, 폐결핵, 폐렴, 심한 고혈압 환자 등은 인삼을 먹지 말아야 합니다. 또 산모가 잔뿌리인 미삼(尾蔘)이 들어간 약을 먹으면 젖이 잘 나오지 않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합니다.

소화기능이 좋지 않아 소화나 흡수가 잘되지 않을 때에는 어떠한 보약을 먹더라도 효과를 기대하기 힘듭니다. 때문에 소화·흡수기능을 도와주는 약과 함께 보약을 먹거나 소화기 치료를 먼저 하고 나중에 보약을 먹어야 합니다. 또 감기 등 급성 감염성 질환이 있을 때 보약을 잘못 사용하면 질병의 악화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이런 경우에는 질병에 대한 치료와 함께 원기를 돋워주는 방법을 사용해야 합니다.

간 질환이 있을 때는 특히 보약을 주의해서 먹어야 합니다. 한약에도 양약과 마찬가지로 간에 좋지 않거나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성분들이 있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보약에 흔히 들어가는 감초는 간에 좋지 않습니다. 남자들이 쉽게 먹는 개소주에는 감초가 반드시 들어가는데 별 생각 없이 개소주를 먹었다가 간이 더 나빠지는 사람도 있습니다. 따라서 간 질환이 있을 때는 반드시 한방 전문의가 처방해주는 보약을 먹어야 합니다.